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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요약] 우울할 땐 뇌과학 (뇌과학, 신경생물학으로 우울증 해결)

by Haileee 2020. 4. 22.

우울증의 주범은 '전전두피질''변연계'라는 뇌의 두 부위(둘을 아울러 '전두-변연계'라고 부르기도 함)이다. 전전두피질은 생각하는 뇌 부위이고 변연계는 느끼는 부위인데, 우울증은 이 영역들이 작동하는 방식에 문제가 생긴 상태이다. 생각하는 전전두피질은 느끼는 변연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데, 전전두피질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 우울증이 생기는 것이다. 즉 전전두피질과 변연계가 서로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변화시킴으로써 우울증을 해결할 수 있다.

 

우울증을 해결하려면 뇌가 우울증의 하강나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와, 그와 관련된 뇌 회로와 화학물질에 대해 이해한 후, 여기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 다음은 생활에 구체적인 변화를 줌으로써 다양한 뇌 회로의 활동을 변화시켜 우울증의 진행 방향을 뒤집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울증에 걸려있지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의 여력이 남아있다면, 우울증의 진행 방향을 뒤집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모두 동일한 뇌 회로를 갖고 있으므로 우울증에 걸렸든, 불안증에 걸렸든, 어딘가 아프든, 그냥 잘 지내고 있든 누구나 똑같은 신경과학을 활용해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

 

 

뇌에 관한 기초 지식

-뉴런: 인간의 뇌를 이루는 수십억 개의 작은 신경세포. 뉴런은 전선과 같은 기능을 하는 긴 가지(가지돌기)에 전기 신호를 흘려보냄으로써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는다. 뇌의 작은 영역들에 나뉘어 각자 무리를 지으며 아주 구체적인 방식으로 조직되어 있다.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 뉴런이 보낸 전기 신호가 가지 끝에 도달하면 뿜어나오는 화학 신호. 뉴런과 뉴런 사이의 공간인 '시냅스'로 흘러들어가 다음 뉴런에 달라붙음으로써 정보를 전달한다.

-신경회로(neural circuit): 뉴런은 각 영역에 위치한 뉴런끼리의 의사소통은 물론, 뇌 전체에 퍼져 있는 다른 영역들과도 대화를 나눈다. 이렇게 서로 의사소통하는 뉴런들의 네트워크를 신경회로라고 한다.

 

→ 뇌는 전기 신호를 보내고 그 신호를 의사소통용 화학 신호로 바꾸어 전달하는 수십억 개의 뉴런 집합체

 

 

우울증의 화학물질

-신경전달물질계(neurotransmitter system): 특정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하거나 그에 반응하는 뉴런의 총칭. 예를 들어, 세로토닌계는 세로토닌을 방출하거나 세로토닌에 반응하는 모든 뉴런이다. 아주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계가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고 영향을 받는다.

 

(1) 세로토닌: 의지력, 활동 의욕, 기분 향상

(2) 노르에피네프린: 사고와 집중력, 스트레스 대처 능력 증강

(3) 도파민: 쾌감의 증가. 나쁜 습관을 고치는 데 꼭 필요하다.

(4) 옥시토신: 신뢰감, 사랑, 연대감 증진. 불안 감소.

(5) 가바: 긴장 완화, 불안 감소

(6) 멜라토닌: 수면의 질 향상
(7) 엔도르핀: 고통 완화, 고양된 감정 제공
(8) 엔도카나비노이드: 식욕 증진, 평온함과 안녕감 증가

 

 

우울증의 기본 신경 회로

생각하는 뇌, 전전두피질

뇌의 가장 앞부분에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계획 회로와 의사결정 회로의 중심을 차지하며 충동과 동기를 통제하는 책임을 맡는다. 우울할 때 나타나는 걱정과 죄의식, 수치심, 명료한 사고의 어려움, 우유부단함의 주범이 된다. 따라서 전전두피질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바꾸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느끼는 뇌, 변연계

뇌의 감정 영역으로 흥분과 공포, 불안, 기억, 욕망 등을 관장한다. 기본적으로 시상하부, 편도체, 해마, 대상피질로 이루어져 있다.

(1) 스트레스와 시상하부: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것은 우울증의 원인이자 증상으로, 변연계의 중심부에 위치한 시상하부와 관련이 있다.

(2) 불안과 편도체: 편도체는 뇌 깊숙한 곳에 자리한 오래된 구조물로, 주로 불안에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흔히 편도체의 반응성이 매우 높아져 있기 때문에 이 반응성을 떨어뜨려 불안을 줄이고 우울증을 완화한다.

(3) 기억과 해마: 해마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바꾸는 것이다. 우울증 상태에서는 해마가 만드는 기억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4) 주의와 대상피질: 우울증의 증상인 집중력 저하와 부정적인 일에만 초점을 두는 사고는 모두 대상피질이 매개한다. 특히 대상피질의 앞쪽인 전방대상피질은 우울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전방대상피질은 변연계와 전전두피질 영역 사이의 관문 역할을 한다. 고통 회로에서 중심 역할을 맡으며, 잘못되어가는 일을 곱씹어 생각하는 경향도 여기서 나온다.

 

선조체와 섬엽

(1) 습관, 즐거움, 중독 그리고 선조체: 충동성, 대처 기술 저하, 중독, 꾸물거림과 같은 나쁜 습관은 기본적으로 선조체의 활동에 문제가 생긴 결과다. 선조체는 '배측 선조체'와 '측좌핵'이라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배측 선조체는 좋고 나쁜 대부분의 습관을 통제한다. 우울증 상태일 때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는 배측 선조체에서 도파민 활동이 감소한 탓이다. 한편 측좌핵은 폭식이나 약물 중독과 같은 충동적 행동의 상당 부분의 책임을 진다. 재밌거나 흥분되는 일을 할 때 측좌핵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우울증에 걸렸을 때 모든 것에 흥미를 잃는 이유는 측좌핵에서 도파민 활동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2) 고통과 섬엽: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만성 통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고,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많이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증상은 신체감각에 대한 의식이 증강되어 생기는데, 신체감각을 전달하는 것이 바로 섬엽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섬엽의 활동이 증가한다. 섬엽의 활동이 증가하면 몸에 생기는 사소한 문제를 극도로 민감하게 의식하게 된다. 아주 사소한 일을 과장시켜 부풀리는 일이 생기는 이유다. 섬엽의 활동을 진정시키면 통증과 병에 대한 걱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

여기서 말하는 '운동'이란 단순히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저 몸을 좀 더 움직이고, 너무 앉아서 꼼짝도 안 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운동은 항우울제가 뇌에 미치는 효과와 동일한 여러 효과를 발휘하고, 심지어 기분전환 약물이 주는 취기를 흉내내기도 한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뇌는 계속 그 우울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운동은 이렇게 우리를 계속 우울한 상태로 만드는 회로들에 효과가 좋다. 운동의 구체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다.

 

-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동기부여와 의지력을 증가시키는 세로토닌 수치를 끌어올리는데, 운동 또한 세로토닌 활동을 촉진시킨다. 특히 정식으로 운동할 때뿐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움직이기만 해도 세로토닌이 증가한다.

- 우울증을 앓을 때 집중하거나 깊이 사고하기 어려워지는 이유는 노르에피네프린계가 힘없이 처졌기 때문이다. 모든 운동이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지만 특히 강도 높은 운동이 더욱 효과가 좋다.

- 우울증에 흔히 수반되는 전혀 즐거워할 수 없는 상태는 도파민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인데, 운동은 도파민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엔도르핀은 통증을 줄이고 불안을 달래주는 신경 신호를 보냄으로써, 뉴런에 아편처럼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운동은 뇌에 엔도르핀을 증가시키며, 이 변화가 기분이 좋아지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운동을 시작할 때 맞닥뜨리는 가장 큰 걸림돌은 '운동하기 싫다는 마음'이다. '그래봐야 도움이 안 돼'라는 부정적인 생각은, 우울증 상태의 뇌가 우울증의 올가미에 걸려 빠져나올 줄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운동이 효과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우리가 모르는 새에 뇌에서는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항상 기억하자.

 

※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

- 운동을 장기적인 목표와 연결하자. 뇌는 일시적인 불편함을 눈감아주고 운동을 더욱 만족스럽게 느끼도록 해준다.

- 내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기 전에 운동을 하자. 드라마를 보거나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 운동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면 훨씬 재미있고 맛있어진다.

- 운동 계획을 세우고 지켜라. 계획을 세우면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고, 해낸 일에 체크를 하면 도파민이 분비된다.

 

 

최선의 결정이 아닌 괜찮은 결정

우울증에 걸리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다 잘못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는 우울증의 증상이며 우울증 상태를 지속시키는 증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부분적이라도 맞는 뭔가를 행하는 것이 더 낫다는 걸 항상 기억하자. 최선의 결정이 아니어도 좋다. '그럭저럭 괜찮은 결정'을 하면 자신이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 즉 자신이 상황을 통제 가능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일단 바른 방향으로 일단 한 걸음만 내디뎌라. 어떤 결정을 내린 후에는 사소하게라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행동하지 않은 결심은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결심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은 결심만 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일이다.

 

우울증이 지닌 큰 문제는 단기적으로 볼 때 아무것도 즐겁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전두-변연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오늘의 행위를 미래의 행복과 연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즉각적으로 즐거움을 주지 않는 행위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충동이나 습관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어떤 목표를 추구하겠다고 능동적으로 선택하면 훨씬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자기가 마음먹고 침대에서 나오면 화장실에 가고 싶어 어쩔 수 없이 일어났을 때보다 훨씬 뿌듯하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불분명하고 막연한 목표를 세우는 경향이 있다. 이럴 경우 목표를 진척시키고 성취하기가 어렵다. 성취할 자신이 있는 구체적인 목표를 최소한 몇 개 세워두는 것이 중요하다.("아이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낸다"보다, "일요일마다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한다") 구체적이고 의미 있으며 이룰 수 있는 장기 목표를 세우는 것은 우울증의 진행 경로를 뒤집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수면의 신경 과학

수면의 질과 양을 높이면 우울증을 상당히 완화할 수 있고, 애초에 우울증을 예방하는 것도 가능하다. 양질의 수면을 경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요령은 다음과 같다.

 

- 내리 8시간 자기: 연달아 한 번에 8시간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 8시간 자는 것과 7시간 자고 낮잠을 1시간 더 자는 것은 전혀 다르다.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것은 좋지 않다.

- 침대 또는 침실은 자는 용도로만 사용하기

- 자기 전, 반복적 일과 만들기: 취침용 반복 일과로는 양치질, 세수, 화장실 가기 그런 다음 잠시 독서하기 등을 할 수 있다. 허브 차를 마시거나 기도를 하거나 명상을 하는 등 긴장을 풀어주는 어떤 행위든 다 좋다.

- 잘 시간이 가까워 올 땐 카페인 피하기

- 자기 전 3시간 이내에는 많은 양의 식사 피하기

- 술을 수면 보조제로 쓰지 않기

- 운동하기: 잠잘 시간이 너무 가까워졌을 때 운동을 하면 오히려 잠들기 어려우므로 몇 시간 간격을 두고 하자.

 

 

습관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들기

오래된 습관이 지속되는 이유는 선조체의 활동 때문이다. 좋은 습관을 만들려다 실수를 하는 것을 흔히 의지력 부족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좋은 습관을 이어가는 것은 단순히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의지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전전두피질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제대로 작동할 만큼 충분한 세로토닌이 있을 때에 한해서다. 달라지겠다는 결심은 아주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선조체는 사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 지 관심이 없다. 선조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반복일 뿐이다.

 

습관은 반복을 통해, 즉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다. 우리는 끊임없이 습관들을 연습한다. 연습이기 때문에 당연히 실수를 할 수 있다. 특히 초기에는 더 많은 실수를 한다. 그러나 한 번 실수했다고 포기하면 선조체에 포기를 훈련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처음에 습관이 들지 않으면 그냥 다시 시도하면 된다. 그리고 또다시, 또다시...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습관이 붙는다.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우리는 일단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살아야 할 이유에 집중하기: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무언가를 이루려면, 즉 '장기 목표'를 달성하려면 수많은 단기적 충동을 억제해야 한다. 더 큰 가치를 두는 일에 기여하기만 한다면 충동을 억제하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 예를 들어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 영화를 보러 가는 대신 집에서 공부하는 게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 나쁜 습관에 대한 충동이 일어날 때마다 의식적으로 자신이 가치를 두는 것과 목표를 상기하려 노력하라. 전전두피질이 올바른 방식으로 활성화되어 단기적 희생을 보람차게 느낄 수 있다.

 

- 자기 감정을 알아차리기: 단순히 자신의 감정 그리고 다른 사람과 세상에 대한 자신의 감정적 반응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려 노력하는 '자기 인식'은 전전두피질의 활성화를 돕는다. 화가 났거나 슬프거나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만 있다면 실제로 기분이 더 나아진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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