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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극복일기22

우울증 극복 일기 22 띄엄띄엄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기록을 이어와서, 내가 언제부터 다시 상태가 나빠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찾아온 무기력 때문에 힘들어 하기 시작한 지 곧 있으면 한달이다. 지난 약 3주를 되돌아보기도 두려울 정도로 나는 엉망이었다. 어떤 식으로 엉망이었는지 굳이 구구절절 늘어놓고 싶지도 않다. 그냥 자기 불신과 혐오가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래도 기록을 하고자 블로그를 켰으니 이유를 몇 가지 정도만 들어보자면 먼저 병원에 무단으로 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원래대로라면 이번 주 수요일에 갔어야 했을 병원을 자느라 가지 못했다. 아니, 가지 못한게 아니다. 그저 누워 있고만 싶다는 마음에 가지 않았다. 병원에서 오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자연스레 약 복용도 끊긴 상태다. 나는.. 2021. 6. 5.
우울증 극복 일기 21 무기력이 내 곁을 떠나가질 않는다. 한창 무기력증과 우울증 때문에 병원을 가야하는 걸까 걱정하던 시기에 반복하던 것과 같은 행동들이 또 나타나고 있다. 새벽까지 sns 보기, 오후가 되도록 일어나지 않기, 가야하는 곳 귀찮아서 안 가기... 여기에 폭식까지. 어떻게 이렇게 한 순간에 과거의 나로 돌아가버릴 수가 있을까? 그래도 한달 정도 노력하면 좋은 습관이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부 헛된 기대였다. 대체 언제까지 멍청하고 게으르게 살아온 죗값을 치러야 하는 걸까. 언제쯤 나도 제대로 된 인간이 될 수 있는 걸까. 다시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나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과 자신감이 다시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건강하게 살면서 가벼워졌던 몸에도 다시 살이 붙고 있고, 딱 그만큼 자기혐오도 차.. 2021. 5. 25.
우울증 극복 일기 20 1 낮은 자존감과 무기력은 하루 아침에 고쳐지는 게 아니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자꾸 이 두 가지가 간헐적으로 날 괴롭히면 어김없이 무력해진다. 어느날 갑자기 역시 난 안 되는 걸까,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도움 안되는 인간인걸까 라는 생각이 나를 덮친다. 이게 심각해지면 명상을 하고 감사 일기를 쓰며 마음을 챙겨보려는 노력마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한 달 간 빠짐 없이 지켜오던 모닝 루틴과 운동, 명상 등등을 놓게 된지 일주일 쯤 되어 간다. 하루 이틀 빼먹었을 땐 가끔 이런 날이 있을 수 있지, 포기만 하지 않으면 돼 라는 마인드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일주일이 되어가니 그런 생각조차 희미해진다. 사실 나를 이렇게 만든 원인은 명백하다. 5월 초부터 시작한 운전 면허 준비 때문.. 2021. 5. 14.
우울증 극복 일기 19 마음이 안좋다. 마음이 아프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건 참 오랜만이다. 가끔 공부가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이야 들었지만 그냥 잔잔하고 아무렇지 않은 상태로 오래 머물렀었는데 갑자기 너무 힘들다. 다 처음엔 없었던 불안 발작 증상 때문이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갑자기 생긴 걸까? 정말 내가 생각한대로, 나를 두텁게 둘러싸고 있던 우울을 조금 걷어내고 나니 그곳에 불안이 도사리고 있었던 걸까?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편안하게 숨을 쉬기가 어렵다. 심각한 과호흡은 아니고 그냥 거슬리게 하는 정도지만. 그래도 힘들다. 다리도 계속 떨린다. 글 제목을 불안증 극복 일기로 바꿔야 할 기세다. 불안이 우울을 데리고 온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또 어떤 식으로 내 일상을 방해할까 라는 생각이 또 나를 우.. 2021.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