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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지향 라이프/식단기록

20/7/19~20 채식 일기 (비건 지향, 페스코 채식 식단) + 채식 시작 후 생리통 감소

by Haileee 2020. 7. 20.
육식의 진실에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면, 언어가 현실에서 얼마나 동떨어진 장치인지 알게 된다. 지배 문화의 때묻지 않은 관찰자인 아이들은 나름대로 육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지배 문화에서 음식으로 쓰일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아이들이 받아들이게 하는 일은 사회화 과정의 일부에 속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아이들은 사실보다 상징에 기반해 생각하게 된다.

<육식의 성정치> 캐럴 제이 애덤스

 

어제, 오늘은 조금 늦게 일어나서 세 끼를 다 챙겨먹지 않고 두 끼씩만 먹어서 걍 한꺼번에 올림

 

 

7월 19일 일요일

 

아침 겸 점심

고구마 2개, 골드키위 2개, 귀리우유 한 잔

포만감은 적당한데 고구마 두 개를 다 먹는 게 생각보다 엄청 물린다..

 

 

간식

아이스 아메리카노, 빵어니스타 녹차 비스코티. 비스코티는 단맛보다는 쌉싸름하고 고소한 맛이 강하다. 카카오닙스랑 견과류가 오독오독 씹혀서 맛있음. 빵어니스타 또 가고싶다..

 

 

저녁

토요일에 만들었던 카레 한 그릇이랑 구운돌김

 

 

 

7월 20일 월요일

 

아침 겸 점심

밤호박 1개, 골드키위 2개, 자두 2개, 코코넛워터

 

 

간식

바나나 한 개.

이것만 먹고 참으려고 했는데 결국 리터스포트 74% 초콜릿도 조금 먹었다(사진은 심하게 흔들려서 안 올림..). 생리 때가 되면 평소보다 식욕이 오르는 경향은 식단을 바꿨다고 해서 바로 사라지진 않는 것 같다.

 

채식 시작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효과가 생리통 감소인데, 확실히 평소 생리 때보다 컨디션이 좋은 게 느껴진다.

 

솔직히 생리통이 있긴 있음. 어젯밤에서 오늘 아침으로 넘어오는 시간 동안 많이 아파서 결국 진통제 두 알을 먹었음. 사실 진통제를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먹는다기보단, 안 먹는 것보다야 낫겠지...라는 희망고문에 가까운 마음으로 먹는다. 그니까 진통제를 먹는다고 해서 생리통이 싹 나아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뜻이다. 약 먹고도 계속 아프다가 아주 찰나의 시간 동안 괜찮나? 싶다가 또 아프고.. 또 약먹고의 반복. 그래서 생리 첫째, 둘째 날에는 진통제를 기본적으로 두 알씩 두 번 먹고, 심하면 세 번 먹을 때도 있었다. 하루에 4~6알씩 먹었다는 것.

 

그런데 이번 생리통은 신기하게도 진통제 두 알만 먹고도 견딜만 했다.

 

완전히 사라졌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약을 먹으니 평소보다 금방 완화되었다가, 시간이 좀 흐르니까 다시 은은하게 불편한 느낌이 지속되는 정도?

 

생리 둘째날까지는 너무 아파서 하루를 통으로 날리는 게 당연했는데, 이번에는 '불편하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한 정도'의 컨디션이다.

 

채식을 시작한 후 첫 생리인데, 그러니까 육식을 거의 절제한 지(완전 비건은 아니니까) 한 달밖에 안 됐는데 이 정도의 컨디션 변화라면 상당히 만족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더 중요한 건, 생리가 시작되기 전 일주일, 거의 모든 여성이 괴로워하는 pms 기간이 너무나도 평온했다는 점이다.

 

원래 pms 때문에 생리 시작하기 일주일 전부터 불쾌하고 예민한 기분을 달고 살아왔는데, 이번엔 속옷에 피가 비친 걸 보고 나서야 아 시작했구나..하는 정도였다.

 

근 한 달 간 내 일상에서 변화를 준 부분은 식단을 육식에서 채식 위주로 바꾸었다는 것 뿐이니, pms 완화와 생리통 감소를 채식 덕으로 돌려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내가 식습관을 채식 위주로 바꾼 건 동물권, 환경 등 윤리적인 이유도 당연히 한몫 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 건강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생리통 완화였다. 여성으로 태어난 나 자신을 원망하고 혐오하게 만들 정도로 날 괴롭혔던 생리통이 사실은 내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때문이 아닐까. 채식으로 암도 예방한다는데, 생리통을 없애는 것도 기대해 볼만 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컸다.

 

그리고 지금, 생리 둘째 날에 책상 앞에 앉아서 이렇게 글을 쓸 정도로 컨디션이 멀쩡하다는 사실만으로 정말 만족스럽다. 다음, 다다음 생리 때는 더 나아진 모습을 기대해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저녁

잡곡밥 한그릇, 엄마가 해준 반찬 여러 종류에 쌈채소, 오이고추 곁들여서 먹음.

완전 허기질 때 먹어서 더 맛있었는데 사진은 진짜 맛없어보이게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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