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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지향 라이프/식단기록

20/7/18 채식 일기 (비건 지향, 페스코 채식 식단)

by Haileee 2020. 7. 18.
음식과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은 무슨 식단이든 스스로를 엄격하게 통제한다. 혹은 음식을 감정을 다스리는 도구로 이용한다. 음식은 감정을 통제하는 도구가 아니다. 기분 나쁠 때 내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마약도 아니고, 살만 안 찌면 배가 터질 만큼 먹어도 괜찮은 것도 아니다. 음식은 하루를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먹는 것이다.

<몸에도 미니멀리즘> 황민연

 

배가 고파서 음식을 먹는 행위는 인간의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행위가 되어야 한다. 배고픔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 자책하면 곤란하다. 날씬해지고 싶다면 먹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인간은 무엇을 먹는 동물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몸에도 미니멀리즘> 황민연

 

채식을 시작한 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접속할 정도로 정말 유용하고 알찬 비건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베지미나 님의 책에 나온 구절을 인용하며 식단 일기를 시작한다. 베지미나 님 블로그에서 자연식물식 식단은 어떻게 짜야 좋은지, 무엇을 먹어야 좋은지에 대한 팁을 참 많이 얻었다. 아직 식단 일기로 올린 적은 없지만 쌈채소랑 오이고추를 넣어서 김밥을 말아먹는 게 특히 편하고 맛있었다. 식단과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채식을 한다고 하면 으레 받는 질문에 대한 답변들이 탄탄한 참고 문헌, 매체 자료 등을 바탕으로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멘탈 관리나 명상에 대한 포스트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조만간 정독해 보고 나도 명상을 한 번 시작해 보려고 한다.

 

그나저나 이렇게 비거니즘 관련 글귀를 인용하며 글을 시작하는 거 괜찮은 것 같다. 읽었던 책의 내용을 다시 들춰보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 매번은 아니더라도 좋은 글귀를 자주 인용하며 글을 시작해야겠다.

 

 

아침

켈로그 알알이 구운 통곡물+귀리우유, 바나나 두 개, 자두 한 개

곡식과 과일에 포함된 탄수화물이 확실히 포만감을 많이 주는 것 같다. 저렇게만 먹어도 충분히 배불렀음.. 원래 그런 건가?

 

다이어트를 위해 기초대사량에 훨씬 못 미치는 칼로리를 섭취하면 몸이 비상 사태에 돌입해서 최대한 체내 지방을 지키려 하고, 결국 살이 잘 빠지지 않는 체질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다이어터들에게 어느 정도 통용되고 있다. 그래도 조급한 마음에 초절식을 하는 다이어터도 아직 많긴 하지만... 아무튼 이 사실을 알고난 후부터 나도 최대한 배불리, 동시에 건강하게 기초대사량을 조금 초과하는 칼로리를 섭취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옛날에 다이어트할 때랑은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 적게 먹었나? 더 먹어야 하나?' 식단 관리를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니 정해둔 칼로리를 초과하면 큰일나는 줄 알았던 예전과 비교하면 좀 웃기기도 하다. 아무튼 오늘 아침도 저렇게 먹은 후 더 먹어야 하나..싶긴 했는데, 일단 내 몸이 적당히 기분 좋은 포만감을 느껴서 그냥 멈췄다.

 

 

 

점심

채식카레 한 그릇. 사진에는 없지만 김치도 반찬으로 곁들여 먹었다. (젓갈이 들어갔으므로 페스코)

카레가루는 한살림 채식카레를 사용했고, 양파/가지/파프리카/당근/감자를 넣고 만들었다. 평소 먹던 5뚜기 카레와 비교하면 아주 슴슴한 맛이라 김치가 필요하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음. 먹으면 먹을수록 더 맛있고 중독성 있는 느낌.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먹는다는 건강 뽕?같은 게 차서 그런가;

 

그러고 보니 살면서 고기가 안 들어간 카레는 처음 먹어보는 것 같다. 생각보다 고기의 맛이나 씹는 느낌이 그립진 않았다. 볶은 양파나 감자의 맛으로도 충분했다.

 

 

 

간식

아무 카페에나 들어가서 마신 캐모마일 티

사진 속의 책들을 사려고 중고서점에 들렀다가 시원한 음료가 마시고 싶어서.. 오후 시간대라 커피 말고 캐모마일 티를 마셨다. 음료보단 디저트류에 강한 카페인 것 같았는데, 디저트 카페에 와서 디저트를 안 시키는 건(혹은 우유가 들어간 라떼류를 안 마신 건) 정말정말 오랜만이다.

 

가까운 중고서점에 마침 내가 사고 싶었던 사이몬북스 도서들이 다 있어서 재빨리 사왔다.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은 개정판이 나오기 전에 읽어본 적이 있다. 그때는 100퍼센트 '다이어트'만을 목적으로 읽었던지라 책에 나온 내용을 오래 실천하지 못하고 잘못된 식습관을 지속해 나갔었다. 이 책에서 추천하는 식단이, 선후배나 동기들과의 식사나 술모임이 한창 많았던 그 시절의 나에겐 너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학식 먹어야 되는데, 학교 근처 맛집도 가야 되고 강의 끝나면 술집도 가야 되는데... 이걸 어떻게 실천해? 건강보단 당장의 즐거움에 우선 순위를 뒀던 시절이었다. 슬슬 건강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서야 다시 이 책을 진지하게 읽어보려 한다.

 

<지방이 범인>은 이번에 채식을 시작하면서 처음 알게 된 책인데,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과 결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어트~>부터 빨리 읽은 후에 읽어봐야지. 기대된다.

 

 

 

저녁

여러 쌈채소와 오이고추, 쌈장, 현미밥, 후식으로 두유

요즘 채소를 많이 먹기 시작한 나를 위해 어머니께서 쌈채소 1kg을 주문한 것이 오늘 도착했다. 오늘처럼 쌈도 싸먹고 김밥도 만들고 부지런히 챙겨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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