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건 지향 라이프/식단기록

20/7/23 채식 일기 (비건 지향, 페스코 채식 식단)

by Haileee 2020. 7. 23.
폴 매카트니는 언젠가 도축장의 벽이 유리로 되어 있다면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가 될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가 식육 생산의 실상을 안다면 계속해서 동물을 먹을 수 없으리라고 그는 믿었다. 그러나 어느 수준에서는 우리도 진실을 알고 있다. 식육 생산이 깔끔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사업이라는 것을 안다. 다만, 그게 어느 정도인지는 알고 싶지 않다.
고기가 동물에게서 나오는 줄은 알지만 동물이 고기가 되기까지의 단계들에 대해서는 짚어 보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동물을 먹으면서 그 행위가 선택의 결과라는 사실조차 생각하려 들지 않는 수가 많다. 이처럼 우리가 어느 수준에서는 불편한 진실을 의식하지만 동시에 다른 수준에서는 의식을 못하는 일이 가능할 뿐 아니라 불가피하도록 조직되어 있는 게 바로 폭력적 이데올로기다. '알지 못하면서 아는' 이 같은 현상은 모든 폭력적 이데올로기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육식주의의 요체다.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멜라니 조이

 

 

아침

바나나 두 개, 켈로그 알알이 구운 통곡물+귀리우유

켈로그 통곡물 정말 맘에 드는데 .. 어제 마트 갔을 때 없었음ㅠㅠ 입고해주세요..

 

 

점심

현미밥, 된장찌개, 쌈채소, 오이고추, 김치, 구운돌김 등등..

설거지 하기 귀찮은 것만 빼면 집밥이 최고다ㅠ

 

 

간식

리터스포트 비건 초콜릿이랑 빅토리아 탄산수 파인애플맛. 초콜릿 하나 사서 이렇게 두고두고 오래 먹는 건 처음인 듯.. 군것질거리 사와서 앉은 자리에서 반 이상은 무조건 먹어치우던 식습관이 고쳐지고 있는게 신기하다. 먹고 싶지만 참는 게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먹고 싶지 않다'라고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계기를 찾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초콜릿을 포함한 달달한 디저트류를 너무 좋아해서, 건강해지려면 무조건 내 식탐을 억눌러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자연스럽게 자제하며 사는 내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을 정도다 진짜.. 그런 의미에서, 내 몸을 아끼는 식습관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다큐 <What The Health>는 내게 정말 터닝포인트 같은 존재다. 물론 지금 내 식단이 완벽하게 건강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편의점에서 간식을 잔뜩 사와서 방에 숨어 몰래 폭식하던 시절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간식 사러 편의점을 안 가니까 그만큼 돈도 굳어서 일석이조) 예전에 박스로 사다 놓은 탄산수도 다 먹으면 재구매하지 않고 카페인 없는 티 종류를 즐기는 습관도 기르고 싶다.

 

 

저녁

괴상한 비주얼의 감자전과 코코넛워터.. 전 부칠 땐 식용유를 듬뿍 뿌리는 게 국룰이지만 지방 섭취를 줄이려고 일부러 기름을 적게 해서 구웠더니 저런 모양새가 나왔다. 식감도 전이라기보단 떡 느낌.. 맛도 그냥 무(無)맛이라 차라리 그냥 쪄먹는 게 나을 뻔 했다고 생각함.

 

기름에 부친 감자전 매일매일 먹는 것도 아닌데, 앞으로 가끔 만들어 먹을 땐 기름도 적당히 써서 최대한 맛있게 먹어야겠다. 솔직히 쪄먹는 게 가장 맘편하긴 할듯..

 

 

(+)

오늘은 생리 다섯째 날이다. 셋째 날쯤부터 느낀 건데, 평소보다 양이 확연히 줄었다. 엥 이 정도면 끝난 거 아니냐? 싶을 때 피가 좀 보이는 정도. 이게 좋은 건지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습한 여름에 양이 적으니까 편하고 좋다. 아직 페스코 채식 시작 후 첫 생리 주기라, 모든 걸 채식 덕분이라고 단언하기 어렵긴 하다. 다음, 다다음 생리까지 상태를 쭉 지켜봐야할 것 같다. 살다살다 다음 생리가 기다려지는 날이 다 오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