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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지향 라이프/후기, 레시피

뒤늦게 올리는 제3회 비건 페스타 후기

by Haileee 2020. 8. 15.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된 제3회 비건 페스타에 다녀온 후기를 늦게나마 올려본다. 전 회차에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가 아주 긍정적인 편은 아니라서 고민했지만, 처음인 내 입장에서는 좀 다르지 않을까 싶어 궂은 날씨를 이겨내고 다녀왔다. 세텍이 집에서 그렇게 먼 편도 아니기도 했고 사전등록까지 했는데 귀찮다고, 남들 후기가 별로라고 안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먼저 아주 간략하게 내 감상을 말해보자면 "나쁘지 않았다".

 

비거니즘을 지향하게 된 후 처음으로 참관한 행사라는 걸 감안하면 이것저것 구경하는 것 자체로도 흥미로운 점이 참 많았다. 그리고 이런 행사 자체를 잘 다니지 않는 내가 비건 페스타를 다녀오고 나서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바로 현금을 챙겨가자.. 였다^^;; 물론 계좌이체가 되긴 하지만, 홈페이지 설명에 의하면 '부스 참가자들에게 카드 계산도 가능하도록 권고했지만 부스에 따라 카드 결제가 불가능 한 곳이 있을 수 있다'는 식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거의 대부분의 부스가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가능했다. 심지어 카드 결제가 되는 부스임에도 갑자기 리더기 오류?가 생겼는지 카드 결제가 안 돼서.. 줄 서서 기다렸는데 그냥 돌아서야 하기도 했다. 근데 사실 이건 전재산이 0에 수렴해서 거의 엄마카드에 의지 중인 반백수 거지 학생인 잘못이 더 크긴 하다..:)

 

각설하고, 관심있게 봤던 부스들을 중심으로 사진과 함께 후기를 남겨본다.

 

 

요거트메이커와 비건요거트 스타터를 판매하고, 두유로 만든 비건 요거트 시식이 가능했던 부스. 유제품을 끊기 전, 하루 걸러 한 번씩 마시던 카페라떼 만큼이나 좋아했던 음식이 요거트였다. 세상이 좋아져서 이제 다양한 종류의 비건 가공식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지만 비건 요거트 판매처는 찾기가 어렵고, 아무래도 직접 만들어 먹는 게 최선인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나도 각종 레시피 영상을 찾아봤지만 어쩐지 내가 좋아하던 꾸덕한 질감으로 완성되는 경우가 잘 없어서.. 막연히 비건 요거트는 별로 맛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 왔는데, 직접 먹어보니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그릭요거트의 꾸덕한 질감은 아니지만 요거트 특유의 시큼한 맛과 두유의 고소한 맛의 조화가 좋았다. 소비보단 구경을 목적으로 오기도 했고, 요거트메이커를 사둘 만큼 가족들이 두유요거트를 자주 찾아먹을 것 같진 않아서 메이커와 스타터를 사진 않았지만.. 일단 내 맘 속 위시리스트엔 저장 완.

 

 

단연 줄이 가장 길었던 몽크스부처. 사실 대체육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줄을 서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맛있는 거 하나라도 먹고 가야 보람이 있을 것 같아서 줄에 합류했다. 소세지 뿐만 아니라 어니언 포카치아+참나물 페스토 메뉴도 있어서 그걸로 선택.

 

 

따로 마련된 2층 시식 장소에서.

사진이 너무 맛없어보이게 나왔는데.... 진짜.. 너무x10000 맛있었다. 솔직히 이걸 먹어본 것만으로 비건 페스타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짜 맛있었다.. 포카치아 맛이 얼마나 대단하겠나 싶었는데 경기도 오산이었음..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에 짭쪼름한 맛이 너무 좋았음. 참나물 페스토랑도 정말 잘 어울렸다. 몽크스부처 언제 한 번 꼭 가보고 싶음.

 

 

비밀샵x와디즈 부스. 비건 밀크티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한 병씩 파는 것 같진 않았다.. SNS 팔로우 이벤트를 하길래 참여하고 에코 스트로우 하나 증정받음. 그러고보니 에코 스트로우와 스트로우 전용 솔 같은 용품을 파는 부스도 따로 있었다. 빨대 없이도 그냥 벌컥벌컥 잘 마시는 편이라 굳이 사진 않았는데 하나쯤 공짜로 받는 건 나쁠 거 없으니 입력하라는 거 열심히 입력하고 인스타에 포스팅도 하고 하나 받아옴ㅎㅎ

 

 

그외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비건페스타 SNS 팔로우 이벤트 참가. 평소 당첨운도 없는 편이면서 나뚜루 비건아이스크림을 노려봤지만 역시나 꼴찌 당첨~^^ 이런 가공야채주스 원래도 누가 줘도 안 먹는데... 하하하.... 아직도 냉장고에 고이 모셔져 있음. 그래 아이스크림을 받고 싶었으면 일찍 와서 줄서서 선착순으로 받아가는 게 맞지..

 

 

김부각도 시식해봤는데 맛있어서 몇 장 찍어봄.

 

 

마지막으로 몽크스부처만큼 줄이 길었던 비건 아이스크림 판매부스 아케미. 내가 갔을 땐 대부분의 맛이 품절 상태였는데 남아있는 거라도 (민트초코샌드 였던가..) 먹어보려고 줄을 섰음. 하지만 가진 건 신카 뿐인 나에게 카드 리더기 고장이라는 비극만 남았음.. ㅠ ㅠ 이거 먹었으면 지방 섭취 과다였을거라고 열심히 정신승리함..

 

 

난 비건 식재료나 음식에 가장 관심이 많아서 시식이나 음식 판매 부스 위주로 돌아다녔지만, 그외 다양한 부스가 있었다. 친환경 스트로우나 마스크 등을 파는 곳도 있었음. 근데 의자나 네일아트, 액세서리 같은 비건 페스타에 왜 있는지 조금 의아해지는 부스도 있긴 했다.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함인가? 하지만 이 제품들이 비거니즘과 무슨 관련인지 한눈에 알기가 어려워서 의구심이 좀 남았다..

 

그래도 구경할 거 별로 없다는 익명의 후기들을 보고 거의 기대 없이 간 탓인지, 생각보다 만족스럽게 관람했다. 다음 회차도 관람할 의사도 있음. 그때는 돈도 좀 모아둔 상태에서..^^ 일찍 가서 경품도 받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와야지.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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