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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리뷰]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by Haileee 2020. 4. 14.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대한민국 ‘대표 글쟁이’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은 데뷔작 《거꾸로 읽는 세계사》부터 최신작 《어떻게 살 것인가》, 《나의 한국현대사》까지, 출간한 거의 모든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 글쟁이’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니 “글 잘 쓰는 비결이 있나요?”, “어떻게 해서 그렇게 글을 잘 쓰게 되었나요?”하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은 것도 당연할 터. 그래서 이 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통해 30년 동안 쌓아온 작가 인생의 ‘영업기밀’을 가감 없이 풀어 놓았다.

논리적 글쓰기 일반론과 논술 시험 실전 요령 두 권으로 기획된 책 중 이번에 발간된 첫째 권은 시나 소설이 아닌, 논리적 글쓰기를 잘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첫 문장을 시작하는 법부터 주제를 제대로 논증하는 법,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전략적 도서 목록 등 실용적인 정보가 알차게 담겨 있다. 고전 작품부터 헌법재판소 결정문까지, 다양한 예문을 사용하여 잘 쓴 글과 못 쓴 글을 비교하는데, 논객 시절 그의 날카로운 시각과 논리 정연한 분석이 특히 엿보이는 대목이다.

덕분에 독자들은 자칫 어렵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글쓰기 원칙과 이론을 쉽고 흥미진진하게 이해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 기업 입사 시험의 인문학 논술, 대학생 리포트는 물론 신제품 사용 후기, 맛집 순례기 같은 것을 잘 쓰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이 매우 유용할 것이다. 게다가 책에 소개되어 있는 다양한 예문을 읽는 것만으로 글에 대한 안목을 체득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하니, 읽어보지 않을 이유는 더욱 없다.[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나는 항상 글 잘 쓰는 사람들을 부러워해왔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쳐나가는 논설문이든, 잠들어있던 감성을 깨워주는 문학 작품이든, 그 빛나는 재능이 참 탐났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은 전자, 즉 '논리적인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문학 작품을 잘 쓰는 방법도 배우려면 배울 수는 있을 것이다. 문예창작을 전공하며 구체적인 방법론을 배우거나, 특강을 찾으려면 또 찾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이론만으로 시나 소설 같은 문학을 잘 쓰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타고난 재능이 함께 해야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문학적 상상력까지 배워서 터득하기는 어려우니까. 하지만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는 "논리적인 글도 잘 쓰면 예술 근처에 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일관된 논리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는 글은, 문학 작품과는 다른 의미에서 감동을 준다. 작가는 그렇게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해 기본적으로 꼭 지켜야 할 규칙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취향의 차이를 도덕적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불합리한 행위이며, 무언가를 주장하려면

단순히 취향을 고백할 때와는 달리 그 주장의 타당성을 논증할 책임이 생긴다.

말을 하고 글을 쓸 때 단순한 취향 고백과 논증해야 할 주장을 분명하게 구별해야 한다.

블로그,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동호회 게시판, 업무혁신보고회, 학술세미나, 논술 시험,

어떤 매체에 어떤 목적으로 어떤 성격의 글을 쓰든 이 규칙을 지켜야 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논증의 미학이 살아 있는 글을 쓰려면

사실과 주장을 구별하고 논증 없는 주장을 배척해야 하며 논리의 오류를 명확하게 지적해야 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글을 쓸 때는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 원래 쓰려고 했던 이유, 애초에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무엇인가

잊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직선으로 논리를 밀고 가야 한다.

자기 자신의 감정까지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

 

 

이상의 세 가지를 염두에 두면서 글쓰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글쓰기부터 시작해야 할까? 작가는 '텍스트 발췌 요약'에서 시작하라고 말한다.

 

'발췌'는 텍스트에서 중요한 부분을 가려 뽑아내는 것이고, '요약'은 텍스트의 핵심을 추리는 작업이다.

발췌는 선택이고 요약은 압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텍스트를 요약하려면 가장 중요한 정보를 담은 부분을 먼저 가려내야 한다.

효과적으로 요약하려면 정확하게 발췌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텍스트 요약은 귀 기울여 남의 말을 듣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남의 말을 경청하고 바르게 이해해야, 남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남들이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다면, 내가 먼저 남이 쓴 글을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말로든 글로든, 타인과 소통하고 싶으면 먼저 손을 내미는게 바람직하다.

 

 

또한 작가는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독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르는 기준을 세 가지로 요약하여 제시한다.

 

첫째, 인간, 사회, 문화, 역사, 생명, 자연, 우주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개념과 지식을 담은 책.

이런 책을 통해 글 쓰는데 필요한 지식과 어휘를 배우고 독해력을 개선할 수 있다.

 

둘째, 정확하고 바른 문장을 구사한 책.

자기의 생각을 효과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문장 구사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셋째, 지적 긴장과 흥미를 일으키는 책. 

지식과 어휘와 문장과 논리 구사 능력을 한꺼번에 얻게 된다.

 

 

다음으로 내가 가장 집중해서 읽었던 부분이 제 5장, '못난 글을 피하는 법'이다. 작가는 "훌륭한 글은 서로 다르게 훌륭한 반면 못난 글은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못났다"고 말한다. 어떤 글이 못난 글인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런 글쓰기를 피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작문 능력 향상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에 제시된 못난 글 피하는 방법 중 일부를 요약 정리하며 이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1. 잘못 쓴 글을 알아보려면 먼저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어 보자. 입으로 소리 내어 읽기 어렵다면 잘 못 쓴 글이다.

이런 글을 읽기 쉽고 듣기 좋고 뜻이 분명해지도록 고치면 좋은 글이 된다.

많은 지식과 멋진 어휘, 화려한 문장이라고 무조건 훌륭한 글이 되는 게 아니다. 읽기 쉽고 편한 글을 쓰는 것이 기본이다.

 

2. 지식 수준이나 어휘력을 자랑하기 위해 한자말을 무턱대고 남용하면 안 된다. 한자를 병용하지 않으면 뜻을 알기 어려운

단어는 되도록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토박이말을 쓸 때에도 주의해야 한다. 민족주의적 언어미학에 빠져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어려운 토박이말을 마구 쓰는 것도 피해야 한다.

 

3. 일본말과 서양말 오염을 피해야 한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일본말 토씨(조사, 助詞)와 피동형 문장이다.

'으로의' '에로의' '에서의' 으로부터의' '에 있어서의'와 같이 '의'를 겹쳐 쓴 토씨는 모두 우리말법에 어긋난다. 일본말처럼

토씨를 쓰면 글이 늘어지고 운율이 죽으며 문장의 힘이 빠진다.

또한 '보여지다' '되어지다' '키워지다' '다뤄지다' '모여지다' '두어지다' '보아지다' 같은 피동문의 남용도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말에는 피동문이 드물고, 반드시 피동문을 써야만 뜻이 전해질 때만 쓰인다. 그런데도 타동사를 피동형으로 쓰는 것으로 모자라 자동사까지 억지로 피동형으로 만든 문장은 우리말 문장이라고 할 수 없다.

 

4. 글은 단문이 좋다. 문장 하나에 뜻을 하나만 담으면 저절로 단문이 된다. 주어와 수어가 둘이 넘는 문장을 복문이라고 한다.

복문은 무엇인가 강조하고 싶을 때, 단문으로는 뜻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때 쓰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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