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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리뷰]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 - 닐 피오레 지음, 김진희 옮김

by Haileee 2020. 4. 17.

즐거운 계획이 나를 행동하게 하는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

‘일 미루기 선수’를 ‘성공적인 실행가’로 만든 시간경영 바이블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은 일을 미루는 행위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시한다. 또한 저자는 일을 미루는 원인을 심리적으로 극복하고 미루는 습관을 현실적으로 해결할 종합적인 전략을 알려준다. 이 전략을 활용하면 아무리 바쁜 사람이라도 불안과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여유 시간을 보내면서도 더 빨리 쉽게 맡은 일을 해낼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일을 미루고 미루다 마감 시간이 닥쳐왔을 때서야 급하게 시작하는 생활을 청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사실 일을 계속 미루는 삶을 지속하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할 것 같다. 그렇게 살아도 그럭저럭 살아지니까. 일이든 공부든 급하게 처리한다고 해서 인생이 바로 망하는 건 아니니까. 그러면서도 정말 이런 식으로라도, 언제까지나 "그럭저럭" 살아질까?라는 은은한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게 바람직한 생활 방식이 아니란 걸 알고 있으니까. 나도 그런 불안감 때문에, 바뀌고 싶다는 희망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떤 자기계발서가 그렇든, 읽었다고 해서 마법처럼 인생이 바뀌는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책에 제시된 정보를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수이다.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 같은 종류의 실용서는 그저 올바른 길을 제시해 줄 뿐이다. 지금보다 어릴 때는 이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책을 읽었는데도 왜 내 인생은 바뀌지 않았느냐"며 투정을 부리곤 했다. 하지만 그런 허황된 기대를 버리고, 자기계발서를 읽는 건 시작일 뿐이고 그 다음부터는 모두 자신의 몫이라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물론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라는 식의 말만 늘어놓는 공허한 책도 있다. 가끔 이런 책들이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과 같은 실용서와 함께 '자기계발서'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걸 보면 아쉽다. 이 책은 개인의 강한 의지력을 강조하지 않는다. 마음가짐의 변화부터 차근차근 바뀌어 나가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남들보다 강한 의지력을 요구하지 않고, '게으름'에 대한 통념을 버리게 하고, 평범한 사람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나는 이 책이 아주 좋은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내가 바랐던 대로 '시간 관리의 신'의 경지에 다다르진 못했다. 책을 읽은 직후에만 의욕에 가득 차서 플래너를 사고, 책에서 하라는 대로 계획을 짜고 실천해 봤지만 일을 몰아서 하는 생활 습관이 몸에 굳은 채로 너무 오랜 시간을 살아와서 금방 원래의 삶으로 돌아오기 일쑤였다. 어떤 일이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것을 반복하며 비로소 자연스러운 인생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 같다. 책을 리뷰하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다잡아보고자 오랜만에 이 책을 다시 집었다.

 

 

우리는 왜 일을 미룰까?

- 일을 미루는 습관은 '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신경증적 방어 기제'이다. 우리는 자신의 가치와 독립성에 위협을 느낄 때 일을 미루는 것이다. 일을 미루면 잠깐이나마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어 안도감이라는 보상을 맛보게 된다.

 

- 우리가 자신의 가치를 일로 여기게 되면('내가 하는 일이 바로 나다') 도전에 맞서 아무 보호 장치도 없이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당연히 내키지 않는다. 일에 대한 평가를 자신에 대한 평가라고 여기는 순간, 자신에 대한 방어기제로서 완벽주의와 자기비판, 일을 미루는 습관이 고개를 들게 된다.

 

- 우리는 마음속 깊이 감춰진 두려움에서 잠깐이나마 벗어나기 위해 일을 미룬다. 그 두려움이란, 실패에 대한 두려움/불완전함에 대한 두려움(완벽주의)/성취 가능성이 없는 바람에 대한 두려움(압박감)이다.

 

완벽주의에서 나온 요구→실패에 대한 두려움→일을 미루는 행위→자기비판→염려와 좌절→자신감 상실→실패에 대한 두려움 증폭→일시적 탈출구로 일을 미루는 욕구 강화

 

 

일을 미루는 말버릇 고치기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에서 제시하는 전략은 '말'에 집중한다.

말하는 방식만 바꾸면 일을 미루는 습관을 고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말하는 방식이 스스로 어떻게 느끼며 행동할지를 결정하는 태도와 믿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 '해야 한다' : 스트레스를 주는 말

'해야 하긴 하는데 하기는 싫어. 그들이 시킨 일이라 해야 해'와 같이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해야 해'라는 말버릇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남들이 내게 이래라저래라 한다는 믿음만 굳히는 꼴이다. 이런 압박은 해야 할 일이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일이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이라는 생각만 확인시켜 줄 뿐이다.

'나는 해야 해'와 같은 말은, '어떻게 일을 시작할까?', 또는 하지 않을 경우에 '상사에게 어떻게 설명할까?'와 같은 어른다운 결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2. '원래 이래야 해' : 좌절감을 심어주는 말

'원래 이래야 해'라는 자기 암시의 말은 비생산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하고, 남을 부러워하게 하며, 현재야 어떻든 미래만 갈망하게 하는 부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지금 상태에서 이상적인 상태로 도달하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으면서 이상과 현실에 대한 차이만 부각시켜 부정적인 비교 의식을 낳는다.

이처럼 '했어야 해', '원래 이래야 해'라는 말로는 아래 사항에 대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준비할 수가 없다.

 

- 자신이 하기로 한 일

- 자신이 특정 일을 하기로 한 시간

- 자신이 특정 일을 하기로 한 장소

- 자신이 특정 일을 하기로 한 방법

 

더욱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사람이 되는 길은 스스로 자신이 하기로 한 일과 언제, 어디서 그 일을 시작할 것인지를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다.

 

내가 허구한 날 달고 살았던 말들이, 자꾸만 일을 미루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내 다음 행동이 결정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해야 하는 일을 미루고 있는 지금 상황에 고착되게 하는 말을,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말로 고쳐나가야 한다. 책에서는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 후, 우리가 고쳐야 할 말버릇과 비교한 간단히 정리한 표를 제시한다. 책에 나온 자세한 설명을 그대로 이 포스팅에 제시할 수는 없으니, 이미 SNS 상에도 널리 퍼진 표를 소개하고자 한다.

 

일을 미루는 사람 일을 해내는 사람
'해야 해' '선택하겠어'
'반드시 끝내야 해' '언제 시작할까?'
'이 일은 크고 중요한 일이야' '작은 일부터 하나씩 차근차근하면 돼'
'반드시 완벽해야 해' '인간이니 실수할 수도 있어'
'나는 놀 시간도 없어' '놀 시간을 꼭 내야지'

 

홀가분하게 놀고 알차게 일하라

<내 시간 우선 생활습관>의 저자는 일하는 시간보다 '노는 시간'을 강조한다. 위에서 제시한 '일을 미루는 말버릇' 중 하나인 '~를 해야만 해'를 달고 살며, 휴식 시간 없이 미친 듯이 해야할 일을 마쳐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일의 생산성, 효율성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중독자와 일을 미루는 사람의 공통점을 몇 가지 제시하는데, 나는 특히 이 구절에서 팩트 폭력으로 후드려 맞은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자신이 늘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일에 억눌려 있다고 여긴다. 자신은 늘 일을 해야 하고 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삶을 '대기 중'이라고 여기고, 언젠가는 인생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성공하거나 정돈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어렴풋이 기대한다."

 

또한 저자는 학위 논문을 마치는 데 '수년이 걸리는 학생들'과 '2년 이내에 마치는 학생들'을 예로 들며, 일을 시간 내에 훌륭히 해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설명한다. 전자 그룹과 후자 그룹의 지적 수준이나 정서 상태는 거의 차이가 없었고, 실질적인 차이는 전자 그룹이 '더 힘들어한다'는 것 뿐이었다고 한다. 논문을 마치는 데 수 년이 걸리는 학생들의 생활 양식과 사고 방식은 주로 다음과 같다.

 

- 자신의 삶을 '대기 중'이라고 여긴다. 온종일 논문만 작성하느라, 파티나 친구와의 약속, 운동 등은 전부 논문을 마친 후로 미룬다.

- 논문 때문에 다른 많은 것을 포기하느라 소외당하고 희생당한다고 느낀다.

- 친구를 만나거나 쉬는 날에는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나 1년 안에 학위 논문을 마치는 데 훌륭한 진척을 보인 학생들은 여가 시간을 꼼꼼히 챙겼고, 논문 작성을 위한 전체적인 계획에 '건강과 휴식'을 필수 사항으로 놓고 높은 우선 순위를 부여했다. 그들은 논문 작성 하나만을 위해 다른 모든 일을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로 보류하지 않았다. 즉 논문을 쓰고 있는 지금 현재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시간으로 여기지 않은 것이다. 열심히 일한 만큼 열심히 놀며, 바로 그 순간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체적인 계획을 설계하면서, 휴식 시간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까? 저자는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낸 후에야 생기는 먼 미래의 보상은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차라리 즉시 실현할 수 있고 실제적인 기쁨이 따르는 여가나 친구 만나기, 아이스크림 먹기와 같은 보상을 마련해야 한다." "일정을 짤 때 일하는 시간은 줄이고(고통 줄이기), 보상은 더욱 자주, 당장(즐거움 향상) 주어야 하며, 짧은 일을 하는 사이사이 휴식과 보상을 적절히 섞어 넣어야 한다."

 

 

우리가 일을 미루는 이유, 일을 미루게 하는 말버릇, 그리고 '놀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후, 저자는 일 미루는 습관을 고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거꾸로 일정표 작성하기, 제대로 걱정하기, 끈기 있게 시작하기"라는 세 가지 무기를 제시한다. 그리고 '놀기 우선 일정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가를 알려준다. 이것까지 리뷰에 작성하면 책에 있는 거의 모든 내용을 밝히는 것이 되므로, 마지막으로 저자가 제시한 '놀기 우선 일정표'의 원칙을 간략히 소개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 한 가지 일에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일하지 말기

- 한 가지 일에 하루 5시간 이상 일하지 말기

- 하루에 적어도 1시간 이상 운동하거나, 놀거나, 춤추기

-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쉬기

- 30분 동안 집중해서 알차게 일하기 시작하는 목표 세우기

(큰 일을 작게 쪼개서 30분 단위로 집중한 후, 30분마다 적절한 휴식으로 보상하는 방법. 25분 집중, 5분 휴식하는 뽀모도로 학습법과 비슷한 것 같다.)

- 인간적으로 불완전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일하기

- 작게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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