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안좋다. 마음이 아프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건 참 오랜만이다. 가끔 공부가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이야 들었지만 그냥 잔잔하고 아무렇지 않은 상태로 오래 머물렀었는데 갑자기 너무 힘들다. 다 처음엔 없었던 불안 발작 증상 때문이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갑자기 생긴 걸까? 정말 내가 생각한대로, 나를 두텁게 둘러싸고 있던 우울을 조금 걷어내고 나니 그곳에 불안이 도사리고 있었던 걸까?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편안하게 숨을 쉬기가 어렵다. 심각한 과호흡은 아니고 그냥 거슬리게 하는 정도지만. 그래도 힘들다. 다리도 계속 떨린다. 글 제목을 불안증 극복 일기로 바꿔야 할 기세다.
불안이 우울을 데리고 온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또 어떤 식으로 내 일상을 방해할까 라는 생각이 또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명상을 하고 긍정확언을 해도 평온한 마음이 오래 지속되질 않는다. 오늘치 공부도 결국 끝내지 못할 것 같다. 독서실에서 필기를 하다가 글씨 하나 쓰기가 버겁고 숨도 가빠져서 뛰쳐들듯 귀가했다.
이런 증상이 생긴 후 비상약을 받았고(자나팜), 지난 열흘 간 세 알을 먹었다. 확실히 약을 먹으면 좀 편안해지긴 한다. 약 자체의 효능도 있겠지만 플라시보 효과의 영향도 큰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약에 의존하는 삶을 지속하고 싶진 않다. 내 힘으로 편안해지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약을 참아도 되는 걸까? 아침 식후, 취침 전 필수로 먹어야 하는 약도 아니고 비상약이니까 내 마음대로 운용해도 괜찮겠지.
오늘 병원에 다녀오고 나서는 약이 또 늘었다. 비상약 말고 취침 전에 먹는 약이 추가되었다. 가슴이 두근거려 졸린데도 잠에 들지 못했던 경험을 말하니 그런 증상을 멎게 해주는 약을 처방받았다. 병원에 다니면서 또 다른 증상이 추가되어 약이 추가되는 건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가슴이 쓰리다. 우울이 많이 나아진 것처럼 불안 또한 약물 치료를 통해 차차 나아지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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